1) 서양의 전통적 교육
서양에서의 교육은 고대, 중세, 근대로 나뉘며 이는 르네상스 이후의 세계관에 근거한 것이다.
(1) 고대 : 학교교육의 발달과 학문과의 정립
서양 교육의 근간은 고대 그리스, 로마의 교육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스의 대표적인 폴리스인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교육은 '국가주의적' 관점을 취하는 공통점도 있지만 기본적인 운영방식에서 대조를 이룬다. 스파르타는 국가 관리 아래 집단주의적 교육을 실시했다. 반면 아테네는 재력과 권력을 가진 자들이 설립한 사립학교가 많았고 교육의 기회도 그들에 의해 결정되었다. 초기 아테네는 김나지움에서 체육이나 음악 교육을 실시하다가 기원전 5세기 소피스트(sophist)로 불린 지식인층에 의해 학문 지식이 발달하게 되었다. 자연철학에서 인간중심의 철학으로 변화되면서 기존의 음악, 체육 위주의 교육이 지식 중심으로 변화되었다. 이후에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이소크라테스 등의 학자들이 학문적 영향을 발휘하였다. 서양교육의 기본 교과인 7개 자유학과의 원형이 형성된다. 언어를 중심으로 한 문법, 수사학, 논리학과 수를 중심으로 한 대수, 기하, 천문, 음악으로 구분된다. 언어가 정신 내적 세계를 표현하는 것이면, 수는 정신 외적, 객관적 세계를 표현하는 것이었다. 특히 수는 추상적 기호로 구성되어 있어 이성적 진리에 접근하기 위한 중요한 매개로 인식되었다.
소크라테스는 진정한 앎 즉 진리에 도달하기 위해 토론과 논증을 통해서 영향을 미쳤다. 플라톤도 불변적이고 객관적인 진리를 구하는 문제가 학문의 궁극적 목표라고 생각했다. 즉 불변적이고 완전한 이데아를 현상과 구분한다는 사상이다.
소크라테스
소크라테스는 대화와 논증을 통해 진리에 도달하고자 하였다. 이것은 무지에 대한 자각인 동시에 '진정한 앎'을 깨닫는 과정이었다.
플라톤
플라톤은 [국가론]에서 이상적 질서를 이루기 위해서 절제, 용기, 지혜, 정의의 네 가지 덕을 이루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간은 타고난 본성이 있으며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이상적 질서의 형성이 '정의'라고 보았다. 이를 위하여 국가에 의한 공동양육, 공동교육을 주장했다.
아리스토텔레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적인 덕을 실현하는 것에 있어서 도덕과 지성을 강조하였다. 도덕적인 차원에서는 실천적인 앎을 강조하였고, 도덕적 덕목에 도달하는 방법으로는 '중용'을 중시하였다. 서양 인문교육의 기본 전통인 '다른 것의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인 학문'의 틀을 완성하였다. 또 '여가'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소크라테스
이소크라테스는 말이 인격의 표현이라고 하면서 지도자의 중요한 소양으로 '수사학'을 강조하고 도덕적 웅변을 강조하였다.
로마
로마에서는 루드스라 불리는 초등학교, 문법학교, 수사학교, 전문학교 등으로 이어지는 학교체계가 갖추어졌다. 여기에서도 수사학은 강조되었고 키케로와 퀸틸리아누스 등은 수사학의 꽃을 피웠다. 키케로는 그리스와 로마 문화를 연결하여 라틴어를 발달시켰고 그의 문체는 르네상스 시대의 기초가 되었다. 퀸틸리아누스는 교육의 원리, 방법 등을 서술한 [웅변 교육론]을 발간한 수사학교의 교사이었다.
(2) 중세
서양의 중세는 약 4세기부터 15세기까지 1,000년에 해당하는 기간을 의미한다. 이 시기는 기독교적 교육기관들을 중심으로 교육이 진행되었다. 중세 초기에는 문답학교 등에서는 초보적 읽기, 쓰기, 산수 교육이 실시되었다. 또한 수도원학교들은 수도사들을 중심으로 한 교육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기독교교육을 실시했다. 중세 후기에는 대교구의 성당에 부속된 사원학교들에서 성직자 교육이 이루어졌고, 일부 사원 학교들은 훗날 대학으로 전환되었다.
이 외에도 기사교육이나 도제교육 등 비형식교육도 이루어졌다. 기사교육은 봉건제도하에서 기사 즉 지배계급 양성을 위해 이루어졌다. 도제 교육은 장인에게 기술뿐 아니라 도덕적 수련을 받고, 일정한 수련 후 직공이 되면 임금도 받으면서 자유롭게 일하다가 장인이 되는 과정이었다.
12세기부터 도시를 중심으로 대학들이 형성되었다. 대학(university)의 어원이 된 'universitas'라는 단어는 'guild, corporation'을 의미한다. 중세대학에서는 신학, 법학, 철학, 의학 등 전문학부들이 있었고, 자유학과들을 중심으로 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자유학과들을 이수한 사람에게는 지금의 석사학위를 의미하는 'master' 즉, 교수자격이 주어졌다. 학사는 3년의 기본 교육을 이수한 자에게 부여되었으며, 이들은 보조 교수의 자격을 받았다.
(3) 르네상스 및 종교개혁: 복선제 및 공교육의 초보적 기초형성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르네상스는 교육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고대 문화를 복원하고 인간적 가치를 회복하고자 하는 인문주의 교육에 대한 관심으로 라틴어 중심의 학교들이 설립되었다. 독일의 김나지움, 영국의 그래머스쿨, 프랑스의 리세 등이 이 시대의 중등학교를 대표한다. 이 학교들의 취학 연령은 7-21세로 인문주의 학습을 위해 라틴어를 중심으로 한 중등학교와 모국어를 중심으로 한 대중적 초등학교가 형성되고 있었다. 이는 유럽교육제도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복선제의 기초가 된다.
알프스 이북의 인문주의는 16-17세기에 도입되었으며 이는 사회개혁적 경향으로 나타났고, 종교개혁과 시기적으로 병행되었다. 종교개혁은 타락한 교회의 부패에 맞서 신앙을 회복하고자 한 운동으로, 루터, 칼뱅 등 선구자들이 크게 기여하였다. 또한 종교개혁 과정에서 나타난 대중교육에 대한 강조와 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이라는 이념이 부각되었다. 이때 만들어진 법령과 학교들은 공교육 이념의 초석이 되었다.
2) 서양의 근대교육
(1) 17세기 이후 자연과학의 발달과 교육사상의 변화
근대교육의 기점을 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여기서는 교육 기회가 확대되고 국가의 대중 교육에 대한 변화를 근대 교육의 특징으로 다룬다. 대중교육은 국민교육, 국가교육, 공교육 등으로 해석된다. 고대의 자유교육에서 중세의 인문주의 교육 발전은 현대교육에도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19세기 중반 이후 산업화되면서 새로운 교육관으로 제도화되었다. 미국은 단선제 학제를 발달시켰고 생활 중심의 다양한 교육과정으로 변화시켰다. 르네상스 이후 인문주의 교육은 형식적 모방이나 과도한 문법 학습 위주의 단조로운 교육으로 비판받고 있었다.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 코메니우스는 [세계도회], [대교수학] 등을 통해 자연적 성장의 원리에 근거한 실물 중심의 접근을 통한 언어 및 세계 이해를 강조했다. 이는 루소, 페스탈로치로 이어지며 19세기말 진보주의로 연결되었다.
페스탈로치는 교육이론가보다 실천가로 서양교육이 실질적 변화를 이끌었다. 직관주의적 교육원리 및 실물교수법을 적용해 빈민대중의 교육에 직접 관여하였다.
대중교육체제를 가장 먼저 발달시킨 독일은 교원양성 교육과 교육학의 발달을 이끌었다. 독일의 헤르바르트는 윤리학과 심리학을 기반으로 하여 교육학을 체계화시킨 학자로 인정받고 있으며 미국 진보주의 교육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2) 국민교육체제의 성립과 발달
국가에 의한 대중적 공교육체제가 교육의 기본 제도를 형성하게 되었다. 정치적으로는 국민화 혹은 애국적 시민 양성이 강조되었고, 경제적으로는 문자해독과 기능교육의 필요성이 나타났다. 사회적으로 신분제 붕괴로 자유와 평등에 기초한 능력주의가 강조되었고 문화적으로는 탈종교적 및 세속화가 보편화되었다. 대중적 교육체제의 형성은 국가별로 각국의 역사적 특수성을 드러내며 진행되어 왔다.
독일은 매우 앞선 대중교육체제를 완성해 나갔다. 1808년에 초등교육체제가 성립되었고 1830년대까지 초, 중등 의무교육이 정비되었다. 1868년에 무상교육의 실시로 완전 공교육체제가 성립되었고 교사교육 등이 의무화되었다.
중등학교가 출현하였고 1810년 베를린 대학의 설립 등으로 연구와 교수의 자유를 중심으로 한 대학 개혁이 있었다.
프랑스도 시민혁명 이후 교육체제의 정비가 일찍 이루어졌다. 초등교육보다는 중등교육 통제를 중심으로 교육제도가 정비되었다. 1806-1808년 동안 나폴레옹에 의해 중앙집권화된 체제가 형성되었고 1852년 이후 국민교육의 법적, 행정적 기초가 정비되었다.
영국은 국민교육체제의 발달은 가장 늦은 국가이다. 산업혁명과 전통적 자유주의 이념의 발달로 국가 개입에 대한 거부감이 형성되어 1870년대 이후 국가 주도 교육을 강조하게 되었고 1880년대에 노동법 개정으로 의무취학 효력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1902년에 이루어진 국립중등학교 설립이 교육행정체계의 수립 계기가 되었다.
미국은 신흥국가로 산업화가 일찍 시작된 동북부의 경우 1830-1860년대 초등학교가 확대되고 1860년대까지 등록금이 폐지되었으며 남부는 남북전쟁 이후에 초등교육 확대가 이루어졌다. 1890년대는 중등학교도 취학률이 비약적으로 상승하여 대중교육적으로 변화하였다. 1910년대 후반 생활 중심 중등교육과정으로 변화가 일어났고 단선제 학제가 형성되었다.
국민교육체제는 소수에 국한되었던 교육을 다수에게 확대하였고 중립성과 평등성을 보장해서 공공년성이 보장되었다. 반면 획일성과 통제 가능성이 문제시될 수 있으며, 국가 이데올로기나 사회의 지배적 문화가 강요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또한 교수, 학습에 있어 개별 교육보다는 집단적 교육의 원리가 적용되거나 교육권, 학습권이 제한된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야기되고 있다.